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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갈등과 자산 격차 (상대적 박탈감, 금융 교육, 자산 형성)

by 오늘도 등기부등본 2026. 9. 18.

대한민국 청년의 평균 자산이 중장년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그리 놀랍지 않았습니다. 명절 자리에서 삼촌과 집값 문제로 설전을 벌였던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그 숫자가 그냥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좌절이라는 걸 몸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세대 갈등과 자산 격차



상대적 박탈감이 만든 '운에 거는' 투자 심리

사회초년생이던 시절, 저는 매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면서도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 보증금 올려달라는 문자 한 통에 이사 계획을 다시 짜야 했습니다. 그 반복되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이렇게 아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결국 주식 시장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문제는 그 입장이 준비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자주 목격됐습니다. 연봉의 상당 부분을 한 번에 몰아넣고, 오르기를 기다리는 방식이었죠. 이른바 '몰빵 투자'입니다. 쉽게 말해 분산 없이 한 종목이나 자산에 모든 자금을 집중하는 방식인데, 하락장이 오면 생활비까지 묶이는 구조가 됩니다.

이런 심리의 뿌리를 파고들면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이 나옵니다. 여기서 상대적 박탈감이란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심리적 결핍감을 의미합니다. SNS를 통해 또래의 자산 증식 사례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코인으로 벼락부자 된 지인 하나가 수십 명의 투자 판단을 흔들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요즘 청년들이 한탕주의에 물들었다"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구조적 절망의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가 자산을 형성하던 시기와 지금의 자산 가격 배율이 완전히 다릅니다. 1990년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과 현재의 격차를 생각하면, 같은 노력으로 같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미 성립하지 않는 전제입니다.

그렇다고 기성세대의 고생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삼촌과 부딪혔던 그날 밤을 돌이켜보면, 삼촌이 틀린 말을 한 게 아니었습니다. 단칸방에서 컵라면으로 버티며 자산을 일궈냈다는 것은 사실이고, 그 고단함도 엄연히 실재했습니다. 다만 그 시절의 사다리와 지금의 사다리는 기울기가 다릅니다. 서로 다른 경사도의 사다리를 놓고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데서 세대 갈등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 청년층 자산 형성의 구조적 장벽: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전세 보증금 인상 반복
  • SNS 노출 환경이 증폭시키는 상대적 박탈감과 조급한 투자 심리
  • 세대 간 자산 격차는 노력의 차이가 아니라 진입 시점의 구조 차이에서 비롯됨
요약: 청년 세대의 과도한 위험 투자는 게으름이 아닌 구조적 절망의 반응이며, 세대 갈등의 본질은 서로 다른 자산 환경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데 있습니다.

 

금융 교육 부재와 자산 형성 사다리의 재설계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주식 계좌를 처음 개설하던 날, 저는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여기서 시가총액이란 기업의 총 발행 주식 수에 현재 주가를 곱한 값으로, 기업의 규모를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그런 기초 개념을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전세계약서의 확정일자(確定日字)가 왜 중요한지, 근로계약서에 어떤 항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확정일자란 임차인이 보증금을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 계약서에 받아야 하는 날짜 도장으로, 이것 하나 빠뜨리면 집주인이 파산할 경우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습니다.

공교육 안에서 이런 실용 경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봅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8~2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전 연령대 중 하위권에 속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이 조사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지식 부족이 아닙니다. 성인이 되는 순간 아무런 경제적 준비 없이 사회에 던져진다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단순히 교육 강화만으로 충분한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교육이 된다 해도, 월세 내고 나면 투자 원금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설계를 가르치는 건 공허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포트폴리오(portfolio)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여러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구성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논의되는 방향 중 하나가 기본 자산(basic asset) 개념입니다. 상속세 재원 일부를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출발 기금으로 전환해, 자산을 물려받지 못한 청년에게도 일정 규모의 초기 자본을 보장하자는 아이디어입니다.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무상 교육이 처음 도입될 때도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냥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는 이미 일부 시도가 있습니다.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디딤씨앗통장은 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때 초기 자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2025년 기준 22만 명 이상이 가입해 있다고 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제도의 존재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고 일반 청년층에게는 체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청년 대 기성세대의 프레임보다는, 출발선의 격차를 좁히는 구조적 설계의 문제입니다. 서로를 향해 "꿀 빨았다"거나 "노력도 안 하면서 불평만 한다"고 비난하는 구도는 감정적 소모만 남길 뿐,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저 역시 삼촌과의 설전 이후 한동안 그 프레임에 갇혀 있었는데, 결국 둘 다 각자의 시대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대화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요약: 금융 교육의 부재와 초기 자본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느 세대도 '노력하면 된다'는 공식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년들이 주식 투자에 몰리는 게 진짜 문제인가요,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인가요?

A. 단순히 무모한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월급만으로는 자산 격차를 따라잡기 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주식이나 코인이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다만 준비 없이 뛰어들어 생활비까지 묶이는 구조는 개인의 재정 안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습니다. 투자 자체보다는 분산·장기 원칙 없이 진행되는 방식이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Q.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안 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실생활과 동떨어진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전세계약서 작성법, 근로계약서 필수 항목, 금융 상품의 원금 보장 여부 같은 실용적인 내용은 대부분 공교육 밖에서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이해력 조사에서도 청년층 점수가 하위권에 속한다는 결과가 이를 방증합니다.

 

Q. 디딤씨앗통장이 뭔가요? 일반 청년도 가입할 수 있나요?

A. 디딤씨앗통장은 저소득층 아동이 사회 진출 시 초기 자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자산 형성 제도입니다. 현재는 수혜 대상이 저소득 아동 가구로 제한되어 있어 일반 청년은 가입이 어렵습니다. 제도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대상 범위가 좁다는 한계가 있고, 이를 확대하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세대 갈등을 줄이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A. "너희 세대는 혜택만 받았다"거나 "요즘 애들은 노력을 안 한다"는 식의 비난은 감정 소모만 남깁니다. 각 세대가 처했던 경제 환경의 구조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의 고생도, 청년 세대의 절망도 모두 실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실질적인 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결론

결국 세대 갈등의 본질은 서로 다른 경사도의 사다리를 같은 잣대로 재는 데서 비롯됩니다. 삼촌과의 그날 설전은 둘 다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시대의 사다리를 이야기하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조급한 마음에 분위기에 휩쓸렸다가 손실을 봤던 제 과거를 돌아봐도, 준비 없이 뛰어든 결과는 남 탓으로 이어질 뿐 상황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실용적인 금융 지식을 쌓는 것입니다. 분산투자, 장기 보유, 기업 실적 기반의 판단. 이 원칙들은 운에 기대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조적 변화는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지만, 그 변화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스스로의 경제적 판단력을 키우는 일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l8gWAcpmzQ